우리는 모두 어린 시절이 있었다. 아이스크림 하나로도 세상의 행복을 다 가질 수 있었던 그런 나이. 구름 모양을 닮은 솜사탕만 보더라도 마음대로 상상력을 펼칠 수 있었던 그런 순간들. 마니또에게 줄 선물을 고민하느라 며칠 밤 고민했던 날들, 설레는 감정인지도 모르고 자꾸만 신경 쓰이는 짝사랑 친구에게 싫은 소리를 했던 기억들. 우리 모두 그 시절을 거쳤거나 혹은 지나오고 있다.

우리는 어린 시절에 많이 형성된다. 우리의 기호들은 그 시절을 유영한다. 특히나 그때의 우리가 보았던 문학 작품들은 우리 기억 속 여기저기를 떠다니며, 성인이 되고 나서도 우리의 무의식 속에 남아있다. 문학 작품은 여타 다른 예술 작품들보다 더 적극성을 요한다. 가만히 있어도 들어오는 것이 아닌 우리의 머리와 눈, 책장을 넘기는 손을 움직여야 우리는 비로소 글자를 읽고 이야기를 읽고 스스로 공간, 시간, 세계를 만들어낸다. 가끔은 이 적극성의 세계가 도리어 우리를 만들기도 한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 혹은 어린 시절의 당신은 조금 더 좋은 작품들을 읽을 필요가 있다.

하지만 그러기 쉽지 않다. 어른보다 바쁜 초등학생들. 외따로이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먹으며 다음 학원을 기다리는 초등학생이 멘 묵직한 가방 속엔 문학 작품 하나 들어갈 틈이 없다. 문학은 우리 자신을 바라보는 거울이다. 특히나 어린 시절의 아동문학은 한 아이의 깊은 고민을 들어주고, 다른 세상을 바라보게 하며, 나 자신에 대해 좀 더 알게 될 수 있는 중요한 창구다.

아동문학 『말괄량이 보고서』는 아동 시절을 보내고 있거나 혹은 견뎌냈거나, 애틋하게 간직한 사람들을 위한 한 편의 연서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이런 이야기가 있어. 읽어보지 않을래?”라고 좋은 작품을 권하기도 하고, 우리 단체가 직접 고민하며 쓴 창작품도 실었다. 아동문학 전문가를 만나 아동문학에 대해 고찰하기도 했으며, 직접 아이들을 만나며 아동문학을 즐기며 놀기도 했다.

우리가 펴낸 이와 같은 연서가 당신에게 가닿길 바라며, 이 장을 마련해준 서울시 청년예술단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머리말

보고서 1장 기획

멋대로 삐삐 : 맘대로 멋대로 동화 쓰기

불량한 삐삐 : 불량한 독서감상문

뾰족한 삐삐 : 네 고민을 말해봐

삐딱한 삐삐 : 삐딱한 사전 풀이

여전히 삐삐 : 당신의 첫 이야기와 지금의 이야기들

보고서 2장 작품

강푸른푸른빛나 – 유서영

깜빡이 루다의 첫 벗째 소풍 – 박서경

나, 설명서 – 이도운

어쨌든 진짜 반장 – 오혜란

No tomorrow – 김정진

보고서 3장 특집 기획

‘삐삐’와 ‘놀자’ 프로젝트 - 단체 삐삐와 도서관 놀자의 만남

설문 - 아이, 학부모 그리고 습작생

인터뷰 - 『어린이책 읽는 법 : 남녀노소 누구나』 저자 김소영 선생님

대담 - 작품 『아몬드』에 대한 감상 대담과 청소년 소설에 대한 고찰

에세이 - 불량한 일기

보고서 4장 릴레이 동화

우리의 기지

말괄량이 보고서를 내며

아동문학창작단체 삐삐

“아이들과 함께 자라나는 동화창작집단 <삐삐>”

<삐삐>는 아이들과 함께 성장해나가고자 노력하고 있는 아동문학창작 활동 단체입니다. 2014년 5월에 설립되었으며 동화창작에 뜻을 가진 이들이 모여 활발한 모임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단원들이 집필한 창작동화를 합평하고 매달의 책을 선정하여 비평과 분석, 토론 등을 함께하며, 아동 독자들과의 소통 방식에 대해서도 고심하고 그 고민들을 동화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아동들이 문학을 통해 정서적으로 ‘긍정적인 해소’를 할 수 있도록 아동문학 전반에 대한 통찰력 있고 깊이 있는 고민을 이어온 창작 활동 모임입니다.

삐삐는 동화 웹진을 통해 동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아이들이 정말 필요로 하는 동화가 무엇인지, 동화를 통해 무엇을 생각하고 느낄 수 있는지, 삐삐의 동화 세상으로 초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