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 나무를 향해 걷는, 10년 답사의 기록
“백 년도 못 사는 인생이, 천 년을 살 나무를
탐(探)하고 탐(貪)하고 탐(耽)한다.”
경복궁 안으로 수많은 이의 발걸음이 향한다. 점심 후 커피 한잔 손에 들고 산책하는 직장인, 한복을 빌려 입고 사진을 찍는 외국 관광객,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걷는 일행까지. 오가는 발걸음 사이로 수정전 앞에 서 있는 큰 말채나무 세 그루가 보인다. 옛적 수정전에서 공부하던 문신들의 문무 조화를 위해 무인의 나무인 말채나무를 심은 것이다. 이처럼 궁궐 나무 각각은 문무, 음양의 조화, 비보의 술책 등 여러 이야기를 품고 있다.
『백년 인생, 천년 나무를 탐하다』는 궁궐과 우리 주변 나무에 관한 교양서다. 나무 이름의 유래와 특성, 잎과 열매의 생김새 그리고 긴 세월 한자리에 머물며 남몰래 지켜온 이야기까지. 이 책과 함께 10년의 나무 답사 여정을 따라 걷다 보면 ‘사람은 나이 들어가며 추해지지만, 나무는 오히려 나이를 먹어가며 더 풍요롭고 아름다워진다’는 옛말이 새삼 와닿는다. 지긋하고 고고한 멋을 잃은 시대에 탐해야 할 것이 바로 이 천년 세월을 품은 나무의 이야기다.
프롤로그 ․ ․ ․ ․ ․ ․ ․ ․ ․ ․ ․ ․ ․ ․ 04
❖ 1부 ❖ 궁궐에서 만나다, 은밀함의 나무들
Ⅰ. 영추문 앞 연인들의 나무, 수수꽃다리 ․ ․ ․ ․ ․ ․ ․ ․ ․ ․ ․ ․ ․ ․ 12
- 조선의 정궁 ‘경복궁’
- 박석이 깔린 ‘조정과 품계석’
- 수정전 앞에 선 무사의 나무, ‘말채나무’
- 영추문 앞 연인들의 나무, ‘수수꽃다리’
- 봄의 전령사 ‘산수유나무’
- 세계 3대 단풍의 하나 ‘화살나무’
Ⅱ. 굴뚝이 보물이다, 아미산 굴뚝과 자경전 굴뚝 ․ ․ ․ ․ ․ ․ ․ ․ ․ ․ ․ ․ ․ ․ 40
- 바보 온달을 살려준 ‘느릅나무’
- 세종이 좋아한 과일 ‘앵두’
- 굴뚝이 보물이다, ‘아미산 굴뚝과 자경전 굴뚝’
- 동선행림의 ‘살구나무’
- 신선이 먹는 과일 ‘복사나무’
- 상전벽해 잠실의 ‘뽕나무’
Ⅲ. 태조 이성계의 활 솜씨 자랑한 돌배나무 ․ ․ ․ ․ ․ ․ ․ ․ ․ ․ ․ ․ ․ ․ 83
- 태조 이성계의 활 솜씨 자랑한 ‘돌배나무’
- 고종시라 불린 건청궁 ‘감나무’
- 대한제국의 상징 공간 ‘덕수궁’
- 못생겨도 향은 좋아 ‘모과나무’
- 고대 국가의 주요 군수물자 화살대, ‘이대’
- 천자의 명을 거스른 화왕(花王) ‘모란’
Ⅳ. 천리향은 못 돼도 십리향은 되었을 쥐똥나무 ․ ․ ․ ․ ․ ․ ․ ․ ․ ․ ․ ․ ․ ․ 121
- 고종황제의 환갑 기념 선물 ‘칠엽수’
- 소인배라 천대받은 ‘등나무’
- 대한제국의 문장, ‘오얏나무’
- 천리향은 못 돼도 십리향은 되었을 ‘쥐똥나무’
- 〈팔만대장경〉의 경판재, ‘벚나무’
- 이정표로 삼은 십리 절반 ‘오리나무’
❖ 2부 ❖ 백제의 마지막 수도 부여에서 만나는 백제의 나무
Ⅴ. 매화 향은 백강까지 흐르고, 부여 동매 ․ ․ ․ ․ ․ ․ ․ ․ ․ ․ ․ ․ ․ ․ 162
- 의자왕과 왕자 융의 가묘 ‘능산리 고분군’
- 금화, 은화 자매의 슬픈 사연 ‘인동초’
- 매화 향은 백강까지 흐르고 ‘부여 동매’
- 일본 왕실 나무 ‘금송’
- 서동 설화 간직한 ‘궁남지와 왕버들’
- 노을빛에 물들어 사람의 혼을 빼는, ‘배롱나무’
Ⅵ. 천 년을 살고 새천년을 살, 느티나무 ․ ․ ․ ․ ․ ․ ․ ․ ․ ․ ․ ․ ․ ․ 201
- 김시습이 말년을 보내고 입적한 ‘만수산 무량사’
- 천 년을 살고 새천년을 살, ‘느티나무’
- 1,500년을 살았다, ‘주암리 은행나무’
- 숲속의 보디빌더 ‘서어나무’
- 쟁반같이 생긴 나무, ‘반송(盤松)’
- 사찰 앞에 십자가 나무, ‘산딸나무’
...
이정종
시와 수필, 여행기를 맛깔나게 쓰고 싶다. 아름다운 그림도 잘 그렸으면 좋겠다. 잘 알지 못해도 그냥 클래식 음악 듣는 게 좋다. 답사 여행, 맛집 찾기, 사진 찍기도 잘하고 싶다. 주변의 것들에 호기심과 궁금함이 많다. 거기 나무와 꽃 등 자연과 사람, 그 삶의 이야기를 채집하여 기록하고 있다.
십여 년 이상 나무와 사람의 이야기를 답사하며 글을 쓴다. 어차피 삶의 이야기가 문학이다.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고 삶에 희망을 주는 따뜻한 글을 쓰고 싶다. 세월이 흘러 이승에 없어도 다녀간 발자국이라도 남았으면 좋겠다.
‧ 2021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코로나19, 예술로 기록’ 문학 분야 선정 작가
‧ 2022년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활동지원사업’ 수필 부문 선정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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